가을 맞이 방명록 Ver4.0 & 셀프 인터뷰
※ 겨울이라 방명록 사진을 살포시 변경 ㄲㄲ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의 삼촌블로거 매듭입니다. 가을도 되었고, 방명록 덧글 페이지도 한페이지 넘어가고 해서 방명록이나 새로 해야겠다 해야겠다 하며 미루고 있다가 추석 연휴를 맞이하야 이렇게 해보게 되었습니다. 공지사항 용도로도 쓰고 있어서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간단하게 여기가 뭐하는데고 어떤 인간이 뭔 얘기를 하는곳인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명해두어야 하나 하다가 예전에 여기저기서 봤던 셀프 인터뷰 형식을 빌어서 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방문해주신 분들은 좀 길긴 하겠지만 아래에 접어둔 셀프인터뷰 내용을 읽어주세요 :)

이 포스팅은 다음 버전 방명록까지 최상단에 위치합니다. 포스팅 내용 외에 전할말들이 있으신분, 상담요청은 이 포스팅에 덧글로 남겨주시길.




셀프 인터뷰
by 매듭 | 2010/10/05 12:50 | 매듭 뎐 | 트랙백 | 덧글(111)
필수 확인 사항 - 내 애인 후보의 이성관


괜찮다고 말하는 게 아니었다.


엄하게 월요일부터 정치 떡밥 덥썩 물었다가 아주 그냥 이빨이 빠지시는줄 알았네요. 그바람에 어제 이오공감에 올랐던 포스팅에 대해서, 평소 이래저래 생각하던 것들이 있어 썰을 좀 풀어보려던걸 놓쳤는데 뒤늦게나마 풀어보렵니다. 행여 조금 묵직했던 원글 작성자신 엠군님께 누가 될까봐 미리 문의드렸는데 써도 좋다고 허락해주셔서 맘 푹 놓고 편히 풀어볼까 해요. 좋은 소재 제공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살짝 전해보면서.

이게, 나이먹은 입장에서 청춘남녀들 연애하는걸 보면 좀 옆에서 아앍아앍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닌데 하고 안타까운 심정이 드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더랍니다. 그게 또 돌아보면, 과거에 스스로가 다 저지른 실수들을, 겪어온 아수라장의 숫자가 달라 -_-)y-o0 란 마음으로 거쳐온 헬오브지옥들을 그대로 배회하고 있는지라 그런 분들을 보면 안구에 육수가 차올라서 손가락이 절로 키보드를 향하게 되더라 그얘기에요. 그런 이유로, 한 사람이라도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써보는 얘긴데 바로 이런겁니다.

연애를 하기 전에, 미리 상대에 대해서 알아보는거 중요하죠. 근데 보면, 좀 상세하게 파악해둬야 할건 정작 얼쑤덜쑤 하면서 지나치고 그냥 서서히 알아가도 될것들에 대해서 괜히 좀 집착하고 그런 모습들이 보여 안타깝더라 이겁니다. 이를테면 요즘 참 스펙 많이 따지지 않더랍니까. 차가 뭐네 돈이 있네 없네 마네. 소개팅나가서 차종이 뭐라고 얘기했더니 얼굴 확 굳어지더라 뭐 그런 얘기 듣는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부모님 직업이 뭔지 그런 괜히 연애하는데는 별로 상관도 없는, 진짜 결혼하기 전에나 한번쯤 감안해볼 것들에 대해서만 너무 까탈스럽다니까. 정.작. 중요한건 뒤로 제껴놓고 말이에요. 그러니 연애가 그렇게 힘들고 괴롭고. 이별 두어번 하다보면 커플들 보기를 무슨 수라의 전사들 보듯 하게 되고. 그렇게 되는거라니까.

슬쩍만 삼천포루트로 가보면, 소개팅나가서 차종은 왜물어보나요. 무슨 자동차 정비업체 직원이신가요 아니면 자동차영업소 베스트 판매왕이신가요. 부모님 뭐하시는지는 벌써 알아서 뭐하시게요. 누가 연애하자고 했지 날잡자고 했나연? 호구조사 나오셨나요? 아 아무튼, 진짜 뭐 나이도 좀 먹을만치 먹어서, 집에서고 어디서고 사정없이 결혼압박 들어오고 그러는통에 연애 한번 하려고 해도 좀 그런거 생각해봐야 할만한 연령대의 분들이 그러기나 하면 말도 안해. 새파랗게 젊다는게 한밑천인 청춘들이 벌써부터 무슨 기십년 산 뚜쟁이 아줌마들처럼 돋보기 들고 그런거 관찰하는거 뭐라 해봤자 별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란겁니다. 인생이 그렇게 임성춘식 한방러쉬로 가는게 아니에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만나보고 그래야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그나마 아쉬움, 미련, 이런거 스스로 다독이며 사는거지.

다시 돌아와서, 그럼 청춘남녀들이 연애하기전에 반드시 확인해둬야 하는것은 무엇인가. 딱 세가지만 말해보겠어요. 개념. 이거야 뭐 당연한 얘기니 패스.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의 존재유무. 이것도 뻔한거, 생활 전반에 걸쳐 아예 공통분모가 없는 사람들끼리 연애하기 쉬울리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오늘의 주제가 될,

이.성.관.

풀어서 설명하면 그런거죠. 남자랑 여자랑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남자랑 여자랑 사귈적에 스킨쉽은 어느정도 일정(?)에 맞추는게 좋다고 생각하는가. 헤어진 애인들과 친구로 지내고 있는가. 상대가 불특정 다수의 이성을 대할적에 어떤 태도로 대하는가. 이런걸 확인하면 되는겁니다. 어려운게 아니에요. 그냥 물어보면 되는거. 그냥 지나가는듯한 말로 툭툭 던져보면 되는겁니다. 어렵다 싶으면 그냥 또 팔아먹기 좋은 가상의 친구 A를 만드는것도 괜찮아요. 내 친구중에 이런 애가 있는데 남자친구는 있는데 이런다 하더라, 어떻게 생각해? 이런거 툭툭. 이래도 모르겠다 하는 청춘들이 있을것같아서 모범적인, 핵심을 콱콱 찌를 수 있는 질문 몇개를 친절히 예로 들자면 이렇다는 거죠.

ex1 ) 넌 남자랑 여자랑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난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ex2 ) 내 친구 철수가 있는데, 얘가 좀 여자애들한테 친절한 편이야, 애인은 있는데 가끔 여자친구들 만나서 술도 한잔 하고 그러더라. 애인 입장에선 좀 신경쓰일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ex3 ) 엊그제 내 친구 영희가 그러는데, ex랑 만난것때문에 남자친구랑 싸웠다는거야. 꼭 그렇게 민감하게 굴 필요 있나?
ex4 ) 나 만나기전에 몇명이나 만났니, 뼈와 살이 타는 밤을 보냈더랬니? 좋드냐아아아(어?!?!?!?)

...마지막 질문은 못보신걸로 하고(그럼 쓰지 마!), 이게 왜! 중요하냐, 그 하고 많은, 연애하기 전에 감안하는것이 좋을법한 무수한 문제들을 놔두고 이를테면 고자여부라거나(어?) 왜 하필 이걸 얘기하는거냐. 위에 꼽은 세가지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간단히 답이 나오지요. 개념. 공유할 수 있는 취미 등. 그리고 이성관. 이 세가지의 공통점이란 뭣이냐? 바로, 진짜 그냥 까놓고 속된말로 말하면

존나게 안바뀌는 부분이니까 -┏

개념 없는 사람이 연애하면서 개념인으로 바뀌는 경우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 연애가 끝나고 나서. 아예 개념없고 반성의 반자도 모르는 그런 애들은 연애가 끝나도 안바뀌는게 태반. 일단 연애하면서 탑재 안된 개념을 탑재시키려 하느니 차라리 리처드 도킨스를 개신론자로 만들겠어연. 진짜 무슨, 애인보완계획이라거나, 애인 개발 5개년 계획 이런거 세우고 새마을운동이라도 하기 전엔 무릴껄. 공통분모같은건 좀 미묘하긴 하죠. 공통분모가 없는 사람들끼리 또 공통분모를 자꾸 만들어가는것도 연애의 과정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굉장히 프라이빗한 취미생활을 덕질이라거나 가지고 있고, 상대가 그런 부분을 이해해주면 다행인데 이해는 커녕 넌 왜 그따위것에... 이딴식으로 나오면 답이 없죠. 근데 그런건 좀처럼 바뀌는 영역이 아니거든. 클래식 마니아가 동방신기 빠랑 연애하면 어떻게되겠어요. 이런것과 마찬가지로, 이성관, 이성을 대하는 자세같은것은 정말, 에지간히, 좀처럼 바뀌지 않는 부분이라 그 얘깁니다. 물론 연애 시작하고 처음에야, 막 진짜 서로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런 경우엔 다 그래요. 다 괜찮고. 다른 남자한테 막 친절하게 하고 그래도 아휴, 그대의 알흠다운 성품을 내가 이해해드려야지요 그렇게 되지만 그게 계속 누적되고 그러는데 그걸 계속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는 것이랄까요.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건 이겁니다. 어느 쪽도 나쁜게 아니라는거.

누가 잘못한게 아니라는거. 그건 단지, 두 사람이 달랐을 뿐이고,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상대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 사람 입장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거고, 상대는 또 상대대로 자신의 입장에서 나는 이러저러하니까 - 라고 말할 수 있는겁니다. 이걸 강조하는 이유야 얼마든지 있죠. 진짜, 이거 왜이래요(훗), 인생 20년, 철이 들고 난 이후로 조식중식석식 이후 30분마다 쿨피스를 한통씩 마시며 냉기를 단련한 쿨가이랍니다. 내 여자친구가 누굴 만나건 난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아니 그정도 자신도 없나 음껄껄껄껄껄 하던 사람도, 정말 제대로 눈돌아가서 눈에 뵈는게 없는 상태에서는 상대가 다른 남자한테 웃으며 말만 걸어도 제길 뭐지, 나한테도 저렇게 웃었던가, 저놈은 뭐지? 저 사악한 상판을 보아하니 저것은 분명 내 여자친구에게 흑심이 있는 늑대의 무리중 A-2391번? 네놈의 정체를 간파했다 뼈와 살을 분리해주마... 가 될 수가 있는거고, 훗, 난 쿨싴한 도시의 녀인, 하지만 내 남자에겐 미져리겠지이이이이이 oTL 하며 스스로 머리 쥐어뜯게 될 수도 있는거에요. 연애관계에 앞서서, 스스로의 쿨함을 자신하는건 굉장히 위험한 법이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렇게 쿨해지지 못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잘못된게 아니에요. 본인만 그런것도 아니고. 아 난 왜이렇게 쿨하지 못하지? 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청춘남녀의 울부짖음이 오늘도 성탄절 맞이 캐롤송보다 더 많이 세상에서 퍼져나오고 있다 그얘깁니다. 단지 중요한건, 그런저런 이성관의 현저한 차이는, 생각보다 큰 장애, 특히나 오래오래 평온한 연애를 유지하는데는 큰 장애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최소한 연애하며 어느정도는 합의가 가능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제일이라는거. 그래야, 조금은 덜 괴롭고 조금은 덜 아픈 연애를 한다는거. 그런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달까요.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추가해보자면.

항상 연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냥 연애를 하고 싶다 하는 마음에 누군가를 만나서, 또 그러면서 호감이 진정한 애정으로 편하고 그런 루트도 있지만 사랑은 또 문제가 다르잖아요. 연애는 하는거지만 사랑은 되는것. 사랑하게 되어버리는것. 그래서 그런 경우에, 그런저런 연애에 대한 어떤 조언들은 모두 무력해져요. 어쩔것이여. 머리로는 다 이해하고 알고 있는데, 마음은 그게 아닌데. 연애 하라고 종종 뽐뿌를 넣지만, 사랑은 뽐뿌를 넣을 필요도 없는것. 그냥 그렇게 되어버리는건데. 어느 날엔가 어떤 우연으로 당신을 만나서, 그냥 너무 당연하다는듯이 그렇게 사랑하게 되어버리는건데. 이건 얼마전에 뽐뿌질하며, 지르다 실패하면 친구만 잃는게 아니다 하는 반론들을 읽으면서 생각한건데 그거야 당연하죠. 하지만, 사랑이란건 그런건데. 친구고 나발이고, 세상 전부를 다 잃는다 하더라도 당신 하나만 잡을 수 있다면, 당신이 내 사랑이 되지 못한다면 세상의 모든것이 내겐 다 무의미해요 -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굳이 옆에서 지를 필요도 없지 않나요.

그래서,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어느 과거에 그렇게 사랑에 빠져버렸더래서, 머리로는 알고 있는것들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그땐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하고 있다면, 툭툭 털어버리시길 바래요. 그저, 운 나쁘게도, 조금 잘 맞지 않는 부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것이니까. 누구나 그런 시행착오들을 거치면서 더 나은, 스스로에게 더 잘 맞는 연애, 사랑을 찾아나가게 되는거니까. 그렇죠? :)

아침부터 신나게 썰을 풀었네요. 한줄요약으로 끝을 내렵니다. 내 애인 후보자의 이성관을 먼저 들여다보시길. 닥쳐올 헬오브지옥을 피하는 지름길입니다!(찡긋)

by 매듭 | 2009/12/22 10:48 | Lover's Radio | 트랙백(1) | 덧글(29)
묻지마 연대, 그리고 노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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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빠고, 내 정치성향이야 중도우파고, 국참당의 행보를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가 참여를 해볼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번의 연대 논란에선 진보진영 사람들이 울컥하는 것에 공감할 수 밖에 없겠다 하는 입장이다. 그건 굉장히 상식적이고 납득이 가는 반응이고, 외려 그러지 않고 오오 그래, 일단 리명박 역적도당을 몰아내기 위해 대동단결합시다! 라고 그들이 동조한다고 하면 그편이 더 어이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대충 반응을 보자면 아니 우리는 별로 관심 없으니 옆에서 괜히 연대니 뭣이니 들들 볶지 말아달라 - 는 정도의 반응인데 여기에 대고 역시 아무것도 못할 답없는 어쩌구 하면 그게 할소리는 아니란 것이다.

사실 또 연대를 제안하는 방식도 진보 입장에선 당연히 별 흥미가 없게 만드는 방식이기도 하다. 애초에 마이웨이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연대를 제안하려면 당장 그 집단이 밀고 나가야 하는, 지지하는 어떤 가치들을 조금 내려놓거나 잠깐 뒤로 제끼더라도 일단 이것이 유리하겠다! 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뭔가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아야 하는것이 정석인데 뭘 주겠다는 얘기는 한마디도 없이 일단 대동단결해야함 - 을 외치고 있으니 그게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낚시를 하려면 떡밥을 제대로 준비하는게 먼저지, 왜 낚시바늘을 던졌는데 낚이지 않니이이이 라고 백날 외쳐봐야 하이고 물고기 폐호흡하는 얘기 하고 자빠지셨네요 백날 낚이나 보세요 하는 말밖에 들을 수 없는게 자명한 노릇. 뭐, 본격적으로 내년 선거시즌 돌입 전에 양 진영에서 어떤 떡밥이 더 나오고 어떤 딜이 오가고 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벌써부터 연대 연대 노래를 부르며 연대 안하면 역적인냥 몰아가는것은 서로에 대해 불신만 더 강화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뭐, 이렇게 말하면 그냥 원칙론적으로, 연대하는게 서로 좋다 - 는 정도의 얘기도 못하냐? 이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을 고려해보면 그게 또 그게 아닌것.

*

진보진영과 노빠, 연대 지지론자들과 연대 반대론자들의 생각이 가장 격하게 부딪치는 부분,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이 보이는 생각의 간극이 생기는 부분을 들여다보면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싶다. 나쁜놈과 덜 나쁜놈 사이에 차이가 있느냐 없느냐. 연대 지지론자들이 하는 얘기야 당연히 나쁜놈이랑 덜 나쁜놈이랑은 천지차이거든요. 일단 나쁜놈 까고 덜 나쁜놈 되더라도 그럼 또 덜 나쁜놈 까고 그보다 덜 나쁜놈, 이렇게 가다보면 언젠가 좋은놈이 힘쓰는 세상이 오지 않겠음둥 이 되고 연대 반대론자들이 하는 얘기는 나쁜놈이나 덜 나쁜놈이나 그놈이 그놈이거든요. 시간이 걸려도 좋은놈'들'이 힘을 키우는 편이 세상을 제대로 바로잡아나갈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유노와람셍? 이 되는것이다. 결국 그런 생각의 간극으로 인해 한편에선 어휴 현실은 생각지도 않고 헛꿈만 꾸는 찌질이 쉐이들, 백날 그래봐라 니들이 정권잡는 날이 오나 하는 비방이 나오는거고 한편에선 그러니까 이명박이랑 노무현이랑 뭐가 달랐냐니까? 하는 노명박 드립이 나오는게 아니겠는가. 그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자면.

사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일단, 당장 저 그지깽깽이같은 쉐이들부터 - 라는 생각이 앞서고 있던게 사실이다. 와, 이색히들, 진짜 어떤 의미에선 굉장하다, 믿을 수 없는 스피드로 세상을 거지같이 만들어가고 있어? 안되겠다, 일단 이노무쉐이들부터 끌어내리고 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분명히 존재했더란 것이다. 그리고 그건 내가 난 정치에 관심없어요 -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그래도 투표는 하여야지요 - 라고 말하며 항상 얘기했던 것이기도 하다. 아 물론 별로 믿을만한 놈들이 안뵈는게 사실인데, 그래도 덜 나쁜놈을 뽑아야 하지 않겠냐. 그래야 그나마 살기에 좀 덜 나쁜 세상이 되지 않겠냐. 그런 이야기들을. 사실 꽤, 그럭저럭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웃음).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나쁜놈들이랑 덜 나쁜놈들의 차이도 분명히 있다. 그냥 그게 진짜 다 그놈이 그놈이고 다 똑같아 - 라고 하기엔 분명히 분별이 되는 차이점들이.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믿어오던, 덜 나쁜놈 - 에 대한 생각이 올해 들어 크게 바뀌었으니,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때문이다. 그분의 죽음 이후, 얼마나 많은 밤들을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거지? 란 한탄들로 지새웠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밤들동안 붙들고 있던 생각들의 끝에 내린 결론들은 그런 것이었다. 아, 뭔가 순서를 헷갈리고 있었구나. 세상은 그런 식으로 바뀌어가지 않는구나. 설령 두어명의 남달리 뛰어난 정치인(이를테면 노무현 같은) 들을 뽑는 걸로 바뀔만한 세상이 아니구나. 설령 그렇게 뛰어난, 도덕적인, 올바른 정치인들이 어떤 눈에 보이는 바람직한 변화들을 이끌어낸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사회 근간에 흐르고 있는 삐뚤어진 믿음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 세상은 언제라도 다시 뒤집어질 수 밖에 없는거구나. 이명박을 내친다 해도 언제라도 또 제2의 이명박, 제3의 이명박, 제4의 이명박... 이 나와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려 할만한 가능성이 존재하는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더라는 것이다. 노무현과 같은 이조차 실패했는데, 이 와중에 덜 나쁜 - 놈을 뽑는걸로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는건 무리구나. 그런 생각들이 확고해졌더란 것이다. 지금 당장 눈앞에 드러난 무언가를 수습하는데 급급해하다간, 오히려 영원히 더 나은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겠구나. 그런 생각들을 말이다.

*

일전에 사고의 균형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며 현재의 우리나라같이 진보와 보수간 힘의 불균형이 엄청난 상황은 진보에게건 보수에게건 끝도없이 마이너스라는 얘길 했었더랬다. 이 나라 대의민주주의의 문제는, 누가 자신의 편인지 명확히 알지도 못한채 그저 사탕발림들에 혹해서 우우우 하고 특정집단을 지지해버리는 그로테스크한 상황 덕분이라는 얘기도 했었더랬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이 사회가 진보진영에게만 여전히 가혹한 평가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부당하게 여기고, 그네들의 목소리에 좀처럼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보진영이 집권세력이 되는 날도 왔으면 좋겠고, 그런 상황이 올때 그들은 어떤 모습을 보일것인가, 그로 인해서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는가에 대해서도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멀고도 험한 길이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진보의 가치가 이 사회의 어떤 사람들에게 충분히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그네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그 힘을 가질 수 있어야 그 반대방향에 서있는 사람들 역시 더 나은 가치를 위해 고민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무언가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며 발전해나갈 거란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각자 다른 입장을 견지하는 세력, 집단들이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가치들을 고스란히 가진채 건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선 일단 묻지마 연대같은것은 도움이 안된다는 얘기다. 그게 좀 웃긴게,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완전히 다른 어떤 집단들이 서로의 어떤 가치들을 희생시켜가면서 어떤 목적을 위해 뭉치는걸 연대라고 하던가? 난 그걸 야합이라는 단어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글쎄. 이건 내 생각일 뿐이지만, 아마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있었다 하더라도, 그런 묻지마 연대엔 부정적인 견해를 내시지 않았을까.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분처럼 원칙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을 본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이런 얘길 하면 뭐여, 딴에 중도우파라면서 또 되도 않은 이상론이냐. 그런 뜬구름잡는 얘길 하는동안 얼마나 세상이 더 나빠질지 몰라서 하는 얘기냐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글쎄. 거기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만약 묻지마 연대 실패로 세상이 더 나빠지게 된다면 충분히 더 나빠져버려야할 세상이 아닐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고통받고, 아 뭐야, 세상이 왜이렇게 된거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어버린거지란 생각들을 하게될때, 이런 식으로는 모두가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가질때, 다른건 모르겠고 내 집값만 오르면 장땡이란 생각이 부서져나갈때, 조금 옳지 못한 일을 하더라도 일단 누군가들을 짓밟고 올라서면 나한테 뭐라고 할놈 하나 없으니란 생각이 부정당할때, 그때서야 이 사회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것이 아닐까. 세상을 빨리 확 바꿔놔야 한다는 조급증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조금, 그 전까지 모든것이 불편하더라도.

*

요약하자면 뭐 노빠로써도 묻지마 연대같은것엔 관심이 없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다가올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의 건투를 빈다는것이 충분히 이성적으로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한줄요약하면 그냥 모두 알아서 잘해보자 모두가 화이팅정도?;

그리고 굉장히 감정적인, 굉장히 개인적인 이번 연대 논란을 보면서 느낀 점을 말해보자면 이런거다. 사실 기본적으로 중도우파라고 해도, 난 FTA에는 반대했고 이라크 파병 역시 반대했고, 뭐 기타 이런저런 진보진영에서 주장한 가치들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다. 정확히 나도 내 스스로가 중도 우인지 중도 좌인지 아직까지도 가끔씩 오락가락 헷갈리는 정도. 게다가 길게 얘기했듯 진보진영이 힘을 키우는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 좋을거란 믿음이 있기때문에 진보신당 창당 전에는 정당투표에서 민노당을 찍은적도 있고, 올해만 해도 몇번이나 내년 선거에선 진보신당을 밀어볼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이번 논란을 보면서 역시 나는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더라. 그게 진짜 개인적인 감정의 영역인데, 난 내가 그네들의 편에 서면 내일 당장 세상이 유토피아로 변하는 기적이 연출된다고 해도(물론 그런일이 있을리야 없지만) 노명박 드립하는 사람들 사이드에 서진 못하겠더라. 아예 질 자체가 다른 인간을 두고 비교하며 노명박 노명박 하는 물건들을 별로 돕고싶다거나 하는 마음은 들지 않더라고. 그건 정말 무리야. 아니 그래 뭐, 몇몇가지 부분들은 분명히 별 차이 나지 않는 부분도 존재하지, 그런데 말을 꼭 왜 그렇게 해야 할까. 참 희안한 노릇. 더 신경줄 곤두서는건 꽤 많이 그러던걸. 어쩌면 그것이 그쪽의 대다수들의 의견-으로 해석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그러니까 뭐, 노명박 드립을 거듭하면 할수록 나같이, 노무현 생전에 진보언론, 진보진영 인사들이 때로는 조중동보다 비열하게 노무현을 깐걸 기억하고 있는 노빠로써는 세상이 다 니들을 지지해도 나만큼은 지지하지 못하겠다 하게 될 수 밖에 없는거지 뭐. 글쎄, 뭐 가끔 생각하곤 했던 거지만, 진보정당이 좀 더 빨리 사람들의 지지를 획득하려면, 소위 논객들이랍시고 인터넷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사람들 입단속부터 신경써야할것 같은데 말이다. 뭐, 낫 마이 비즈니스. 월요일부터 재미없는 정치얘길 했더니 괜한 짓 했나 싶다. 어쨌든 끝끝.

 

by 매듭 | 2009/12/21 11:20 | 매듭 뎐 | 트랙백(1)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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