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18일
네버엔딩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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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뛰어내릴 것 같은 포스팅을 올리고 간 주제에 사실 굉장히 평화로운 연휴를 보냈다. 연휴내내 올림픽 전 경기를 보면서, 야구 대표팀 경기를 보다가 염통이 쪼그라드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 시상식을 보며 아 젠장 안구에 땀이 멈추지 않아(...) 라고 진상을 떨기도 했더랬다. 보고 싶었던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답답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고, T42의 길다란 쇼파에 반쯤 누워 떡실신된채로 잠이 들기도 했다. 쪼그라든 염통을 펴주기 위해(?) 격하게 맥주를 마시고 키핑해놓았던 데낄라도 말끔히 비웠다. 허리가 휘어지도록 자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쩐지 시간이 아까워서 눈을 뜬 일요일 오후, 잽싸게 준비하고 나서서 다크 나이트도 보고, 둘이 먹다 둘이 다 죽어도 모르는(그럼 당연히 모르잖아) 불광시장의 납작만두도 먹고, 다시 침대와 한몸이 되어 곯아떨어지고.
워낙 철이 늦게 든 인간인지라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저런 감정의 굴곡들은 일상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쳤다. 어쩌면 감정적으로 참 쉴틈이 없었던 지난 2년간에 얻은 소득중 가장 큰 것은 바로 그런 감정의 굴곡들이 일상에 장애를 끼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가슴속에 지랄맞은 풍파가 일어나고 있어도, 외면적으로는 그저 눈을 꿈뻑 꿈뻑 하며, 뭔 소릴 하는지도 모르는 농담들을 흘리며, 참으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지내게 된다는것. 어쩌면 그것도, 어른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지랄맞은 일들이 있다고 해도, 어쨌든 분명히 지켜나가야 하는 일상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는것.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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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이다, 세상에 어떤 사건을 놓고 어떤 사람들이 얽혔을때 100%의 가해자와 100%의 피해자가 선명히 나뉘어지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를테면 교통사고가 나서 100%의 과실이 인정되는 확률보다 백배는 낮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재미있게도, 알 만한 사람들도, 좀 상식적이라 생각되는 사람들도, 제법 어른이고, 제법 생각좀 한다 하는 사람들까지도 종종 쉽게 빠져버리는 함정이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어떤 일을 놓고, 저 사람은 가해자요 저 사람은 피해자니 가해자를 족쳐야한다라는 괴이쩍은 심판을 내리곤 한다. 거기서 좀 더 파고들어가면, 그건 사실 사람들이 굉장히, 자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나는 이런 부분을 잘못하고 너는 저런 부분을 잘못하고, 이 부분은 내가 이렇게 저렇게 사과하거나, 보상하면 되고 너도 이 부분은 이렇게 저렇게 책임져 주었으면 좋겠고, 뭐 이런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람들은 이런거 굉장히 많이 쓰지 않던가. [잘못했어, 잘못했는데~~~ 어쩌구저쩌구] 이게 뭔말이야. 이게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스스로 잘못도, 실수도 많이 하지만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는 것 하나는 끝내주게 잘한다고 자부하는 터라 이런 몰염치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거의 혐오에 가깝다. [도저히 상종 못할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걸 또 어떤 사람들은 너도 잘못 나도 잘못이니 없던 일로 하자는 거냐 하며 양비론으로 몰고가곤 하는데 그게 아니란 건 잘 알지 않나. 우선, 자신의 잘못을 먼저 돌아보고, 인정하고, 그리고 나서 다른 이들의 잘못에 대해 얘기하자는 것이다. 근데 이게 안되는 사람이 참 많다. 이게 정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 과거를 돌아볼때 정말로 단칼에, 무 자르듯 내친 사람들은 바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내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돌아보면 여전히 유감스러우리만치.
에이, 잘못했어. 그냥 좀 발끈해서 실수했었나봐. 미안해. 나도 뭐, 그렇게 실수란것도 할 수 있지. 안그래? - 딱, 정확히, 이정도만 되었어도 좋았을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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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과거들에 대해서 반성도, 수용도, 용서도, 인정도 모두 마쳤다고 생각했던 것이 너무 자만이었었나보다. 정말로, 평화롭고 즐거운 일상들이 이어지고 있던 최근까지도 내 안에는 단 하나, 단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변했다는것.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이런저런 일들과 사건 사고 속에서 이런저런 부분들이 너무 많이 변해와서, 이제 어떤 식으로든 과거의 그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또 그리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언제든지, 내가 바라고 원하기만 하면, 그 시절의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헌데 그게 아니더라. 어떤 일들로 인해 축적된 경험들과, 변해버린 생각들은 결코 그 일이 없었던 어느 시점으로 원상복귀시켜놓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떠한 과거도 무의미하지 않다. 과거의 어떤 하나의 시점들은 현재의 나를 구성해놓은 눈에 보이지않을 정도로 잘게 쪼개진 퍼즐 조각이다.
또, 그러한 변화들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은연중에 스스로가 불러일으킨 변화들이다. 올해 초, 늦은 밤 K과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참 많은 일들을 겪고 한순간에 세상이 뒤집어지는 듯한 경험을 했다는 말에 K과장님께선 그런 말씀을 하셨다. 어떤 일들도, 우연히 그렇게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그것은 네가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네 안의 어떤 부분들이 바라고 있었던 일들이라고. 어쩐지 망치로 뒤통수를 후려맞은 기분이었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말이다. 그 모든 것을 불러온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선택한건 나 자신이었다. 게다가 허무맹랑하리만치 고집센 스스로로썬, 자신의 선택에 대해 어떤 개입도 원하지 않는 자신으로썬 더더욱 그렇다. 그 모든 변화들을 스스로 불러온 주제에, 이제 와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는건 너무 우스운 일 아닌가.
모든 일들의 시작도 나, 끝도 나였다. 아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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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한 인간이다. 모 아니면 도, 기면 기 아니면 아닌거,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내색은 잘 못해도), 잘못한건 깨끗하게 인정, 잘한건 조금이라도 잘했다 소리를 듣고 싶어서 꼼지락꼼지락, 똥인지 된장인지는 맛봐야 알고, 믿음을 던질땐 100%의 믿음을 던지고, 뒤통수 맞으면 아아 사지가 오그라들게 아프구나 하는. 미칠듯한 스피드로 한곳을 보고 달려갔다가 어라 여기가 아닌가벼 하고서도 다시 다른 방향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갈 수 있는. 어떤 일들, 어떤 사람, 어떤 시간들에 어떤 필요가 있다 싶으면 마침표를 콱 찍고 다음 페이지로. 뭐 나역시도 이런저런, 단순한 한 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른 단면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넓은, 가장 스스로를 잘 말할 수 있는 단면은 바로 저런 것이란 거다. 몇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굉장히 함께 지내기에 편하고 좋은 장점들이 많고, 이해하기 쉬운 인간이라는 것, 스스로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라 믿는 부분이라고나 할까.
어떤 일들에 부딪쳤을때 가장 큰 분노의 방향이 스스로를 향했던 이유는, 지금도 가끔씩은 이가 갈릴 정도로 분하고, 부끄럽고 민망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바로 그, 스스로의 미덕이라고 믿었던 부분들이 전-혀, 아주 오-래동안 전혀 동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각은 깊게, 결단은 빠르게란 기준이 무색하게도 무엇 하나 제대로 결단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심지어 결정을 번복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의심과 혼란의 덫에 갇혀서 옴싹달싹 하지 못한채 찌질 찌질 했었던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게도. 정말 그 순간만큼은 그 단순하고 깔끔하고 모든것이 선명했던 자신의 어떤 사고패턴대로 움직이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게 빚어낸 잔혹극을 앞에 두고, 인생 헛살았구나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원래 사람이란게 그렇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강할수록 그게 부서지고 나면 공황상태에 빠져버리게 되는 법이라는 것이다.
다 알고 있었다. 내 스스로가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근데 그러지 못했다. 욕심을 부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분명한 욕심을 부렸다. 아니, 그 시점에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욕심이었다는 것을. 사실, 그렇게 욕심부린 덕분에 얻은것도 너무나 크다. 하지만 그 욕심덕분에, 참으로 지루하리만치 오랜 기간을 아팠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랬다. 그 모든게, 스스로가 결정한, 스스로가 만들어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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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을, 어떤 경험을 함께 한 사람들에겐 뭐랄까, 이를테면 전우애같은 감정이 있다. 그땐 그랬지 - 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끈끈함 말이다. 이를테면 나는 사회생활 초창기에 이사를 7번 다니며 정말 온갖 희안한 경우를 다 만났던 첫 회사 사람들과 만나면 참으로 즐겁게 그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 시절들과 성공적으로 작별한 이들에게 한해서다. 그때 굉장히 처참하고 처절하고, 뭔가의 피해의식에만 잔득 젖어든채, 여전히 과거에 붙들려있는 이들과 그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덕분에 나는 여전히 다행이라 생각한다.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 시절과 성공적으로 작별하고 있는 사람과, 그 시절과 성공적으로 작별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말이다.
마침표선언은 참 많이도 했지만 그 마침표선언이 무색하게도 어느 날에는 기억의 호수 밑바닥에서 펠프스급의 수영실력으로 수면으로 부상하곤 했던 기억이다. 진정, 네버 엔딩 스토리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너, 그래 바로 너 말이다. 너에게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어쩐지 편안한 기운을 잔뜩 받고 사흘간의 평화를 즐기고 나서, 한가지는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다시는, 언제 다시 꺼내도 유쾌하지만은 않을 그 기억들에 대해서, 단어 하나의 흘림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럴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들도 그러하겠지. 나는 광속으로 그 기억에서 멀어질 것이다. 다시는, 괜히 내가 아끼는 이들의 평온을 괜스레 스스로 자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내겐 여전히 풀어내야할, 어쩌면 평생을 가지고갈 숙제와 세금이 남았지만, 그만큼 내가 얻은것들이 많았기에 그것으로 만족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바램이 있다면, 만약 네가 너라면, 철좀 들어라. 자네 나이도 이제 제법 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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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익후, 언제나 정리글은 기나길다. 뭔놈의 할말이 그리도 많은건지(웃음).
나는 보통 사람이다. 딱히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 블로그를 열었다 닫았다 하며 새 블로그를 쓸때마다 걱정되는 것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혹시라도 진짜 내 수준보다 잘난 어떤 인간으로 보일까봐, 혹은 잘난척하는 어떤 인간으로 보일까봐. 나는 이러저러하는것이 옳지 아니한가? 라는 생각들을 사람과 나누고 싶지만 내가 그러저러한것을 다 이루고 산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러저러하려고 노력중인데, 그러저러하는게 옳지 않습니까? 라는 질문이다. 근데 가끔 걱정된다. 소통이 늘고, 어떤 글들에 달린 어떤 댓글이나, 어떤 이야기들을 들으면 말이다. 그냥, 뭔가 나란 인간을 굉장히 [좋은], 혹은 [남다른] 사람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뭐 쥐새끼와 아이들처럼 오해입니다 허허허허허허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정치 얘기 시사 얘기, 전문적인 얘기, 어려운 얘기, 무서운 얘기 이런것보다 그냥 그런,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궁금하고, 그것들을 살짝살짝 엿보는것이 좋은 인간이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듣는걸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인간이다. 만나고 헤어지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그러는 와중에 어떤, 어느 날엔가는 나도 느꼈을 법한 생각들과 이야기들, 아픔의 흔적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동질감을 느끼고, 내가 그러한 과정들을 겪으며 얻은 어떤 팁들을 공유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삶이란건, 모두가 한편의 드라마다. 모두 자신의 삶 속에서는 주인공이고, 영웅이고, 때때로는 비극의 주연배우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 사람들의 사랑이란게 다 거기서 거기같아 보이지만 그게 또 그 자신들에게는 다 다르다. 남들이 보기엔 불륜 치정극이어도 자신의 입장에선 세기의 로맨스다. 나는 그게 재미있다. 살다보면 비슷비슷해지는 사람들의 삶이란것이, 각자의 생각을, 글을, 말을 통해서 어떻게 형형색색으로 바뀌어 표현되는지가 신기하다. 그 흔한 이야기들 하나하나에도 다 와아 그래요? 라고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키워낸 스스로의 생각들을 아주 조금, 그럴싸하게 다듬어서 글이란 형식을 빌어 꺼내놓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나의 인격이나 성격, 삶이나 생활과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건 말 그대로 나의 일부일 뿐이다. 정말, 지극히 작은 일부.
아아, 그래, 간단히 스스로의 찌질한 단면들을 얘기해보면(뭐 한나절을 떠들어도 모자라겠지만) 대충 이렇다. 술을 좋아하고, 덕분에 과거에 비해서 현격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실수도 많다. 반기에 한번정도 술 취해서 전화기를 잡는다. 술 취하면 사람 미안하게 만든다. 개인주의자인지라 누군가가 내 결정이나 판단, 선택 등에 개입하는 꼴을 못보고, 고집불통이고, 지랄맞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주제에 혼자서 보내야 하는 일정한 시간들에 그러지 못하면 무지하게 스트레스받는다. 스스로가 그어놓은 어떤 [선]을 함부로 넘어서는 이들에겐 필요 이상으로 냉정해지는 경향이 있고, 사람에 대해 미련이 많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스스로의 이런저런 욕망들에 대해서 대단히 뻔뻔해지기도 했다. 구속받는걸 싫어하고, 사람들을 심각하게 잘 의존시키는데 스스로 질 수 있는 무게가 넘어서면 아 죽을것 같아염 이라고 징징대기도 한다. 지랄맞게 감성적인 부분들과 엄청나게 이성적인 부분들이 공존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들고, 찌질계수가 극에 달하면 울기도 잘 울고, 스킨쉽은 엄청 좋아하는데다가 유혹에 약하다. 기세가 오를때 엄청 오버페이스를 하다가 다운되면 이건 뭐 폐인도 아니고(...) 하는 불안정성도 여전히 존재하고, 또 뭐가 있으려나. 아 그래 더위도 엄청 타서 무더위에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땀도 엄청 많이 흘리고 커피를 물처럼 퍼마시는지라 내장기관도 개판이다! 엉덩이에 땀도 많아 뾰루지도 자주 난다!(...이거 쓸까 말까 하다가 10분간 고민했다) 어떤가! 이건 뭐... -┏
근데, 뭐 중요한건, 저모양인데도 과거에야 어쨌든 현재는 난 꽤 스스로를 좋아하고 있다. 낄낄. 그것만큼은 자신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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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의 기세는 하루 종일이라도 떠들 기세로군(...) 이란 생각에 슬슬 정리해본다. 내가 직업을 바꾼다면 아마 블로그를 쓰지 않게 되는 날도 올것이다. 알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포스팅을 하는 시간은 회사에 있는 시간 뿐이다. 작년의 어느 시점부터는 이게 거의 굳어져버렸는데 사실 하루종일 컴퓨터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직업을 가진것도 갑갑한데 퇴근 후 혹은 휴일까지 컴퓨터 잡고 늘어질 시간도 별로 없다. 세상엔 할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지 않은가. 나 바쁜 남자임(...) 뭐 이런건 아니지만 그렇다는 거지. 요샌 뭐 칼퇴근해도 운동하고 어쩌고 하면 하루가 다 가요. 주말엔 사람들 만나고 개인정비하느라 바쁘고. 그러니 정말, 블로그는 내 생활의 일부라는 말이 가장 정확하다. 그리하여, 나는 그 일부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딱 바라는만큼의, 한정된 정도의 비중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랄까.
그리하여, 나는 조금 비중이 커진 이 자리를 마무리하려한다. 아 뭐, 몽창 날리고 종적을 감추고 그런건 이제 할 이유도 없고 하기도 싫으니, 혹시 또 뭐, 지난 포스팅에 썼듯 가을에, 어느 한적한 섬에 혼자 틀어박혀서 좀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러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결정은 [본점 복귀]다. 본점에 복귀해서, 그냥 저냥 흘러가는 일상들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당히 해두고, 생각들과 남겨두고 싶은 글들을 가끔 쓰면서, 가끔 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보러, 이글루에 잠깐 잠깐씩 얼굴을 내비치곤 해야겠다. 어려울 것도 장황할 것도 없다. 그저, 혹시라도 계속 이야기를 읽으러 들러주실 이웃분들이 계시다는 전제하에(...이건 반드시 들러달라는 압박같군) 조금의 불편함을 드릴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해본다.
뭔놈의, 블로그 이사글을 이렇게 장황하게 썼냐며 핀잔 주실 분들도 계실것 같지만(...) 엉엉, 사실 그만큼 또 좀 아쉽기도 하다. 괜한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하고(웃음). 하지만 뭐, 정말로 본점까지, 블로그 삭제 버튼을 누르려고 손가락을 파들대다가 멈췄으니, 그정도로 괜찮겠지 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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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그동안 요 공간을 찾아주셨던 이웃분들을 위해, 시건방지지만 아주 작은, 간단한 팁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이야기 하나만 남겨놓고 가야겠다. 이 이야기는 계속 계속 더 다듬어서, 어디에든간에 자주 언급하게 되겠지만.
행복의 키워드 말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행복이 따로 있고,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발견하게 될 행복들이 각자 다르지만, 그래도 비교적 많은 순간 행복해지려면 이게 필요하다.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자신이 지금 뭘 하는지, 뭘 원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진짜로 바라는게 무언지,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요건 요래서, 그건 그래서, 이런 저런 제약사항같은것을 다 떠나서, 정말로 순수하게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거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환경과, 타인의 시선과,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인해 자신이 진짜로 바라는게 뭣인지에 대해, 스스로도 속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이 사회와 같이, 때때로 무자비한 타인의 간섭이나 쏟아지는 편견앞에 직면해야 하는 경우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행복한 사람들 찾기가 쉽지가 않다. 가끔은 별로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나 행복해]하고 세뇌를 거는 경우까지 있다. 진짜 그렇다.
모든것을 다 떠나서 생각해보시라. 정말, 진심으로, 내가 정말 원하고 바라는건 무엇인지. 그걸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굉장히 급하게, 이것만큼은 채워졌으면 하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바라고 있긴 한데 우선은 좀 다른 것부터, 요것 먼저 채워야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1과 2와 3을 바라는데 1은 아주 절실하진 않은데 약간의 수고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하면 1을 우선 채우고 가는 것도 좋다. 어쨌든 중요한건, 그렇게, 내 속에 있는, 그 바램들을 전부다 꺼내서 다 주루룩 늘어놓고, 그것들에 대해 하나씩 가중치, 우선순위를 매겨가며 지금 가능한것, 불가능한것, 얻을 수 있는것, 없는것, 해야 하는것, 하고 싶은 것, 기타 등등들에 대해서 쭈욱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가장 우선으로 떠오른 것을 하러 가시라. 몇 차례는 실패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이걸 먼저 했더니, 어이쿠야 파급효과가 너무 크고, 그로 인해 물어야 하는 세금이 클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삶은 또 흘러간다. 아무것도 큰일나지 않는다. 그저 그러면서, 스스로 행복해지려면-에 대해 질문해보는 것이 익숙해져가는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그건 결국, 스스로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다.
더 장황해지면 아예 읽어주실 분들도 없을 것 같아서 마무리해야지(웃음). 전력을 다해서 행복해지세요. 사랑하고 사랑받으세요. 그건, 너무도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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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 여긴 이웃분들 방문용으로 남겨놓지만, 이곳에 더 이상의 포스팅은 없습니다. 가끔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궁금해지시는 분들은, 본점에서 뵐께요!
절벽에서 뛰어내릴 것 같은 포스팅을 올리고 간 주제에 사실 굉장히 평화로운 연휴를 보냈다. 연휴내내 올림픽 전 경기를 보면서, 야구 대표팀 경기를 보다가 염통이 쪼그라드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 시상식을 보며 아 젠장 안구에 땀이 멈추지 않아(...) 라고 진상을 떨기도 했더랬다. 보고 싶었던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답답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고, T42의 길다란 쇼파에 반쯤 누워 떡실신된채로 잠이 들기도 했다. 쪼그라든 염통을 펴주기 위해(?) 격하게 맥주를 마시고 키핑해놓았던 데낄라도 말끔히 비웠다. 허리가 휘어지도록 자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쩐지 시간이 아까워서 눈을 뜬 일요일 오후, 잽싸게 준비하고 나서서 다크 나이트도 보고, 둘이 먹다 둘이 다 죽어도 모르는(그럼 당연히 모르잖아) 불광시장의 납작만두도 먹고, 다시 침대와 한몸이 되어 곯아떨어지고.
워낙 철이 늦게 든 인간인지라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저런 감정의 굴곡들은 일상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쳤다. 어쩌면 감정적으로 참 쉴틈이 없었던 지난 2년간에 얻은 소득중 가장 큰 것은 바로 그런 감정의 굴곡들이 일상에 장애를 끼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가슴속에 지랄맞은 풍파가 일어나고 있어도, 외면적으로는 그저 눈을 꿈뻑 꿈뻑 하며, 뭔 소릴 하는지도 모르는 농담들을 흘리며, 참으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지내게 된다는것. 어쩌면 그것도, 어른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지랄맞은 일들이 있다고 해도, 어쨌든 분명히 지켜나가야 하는 일상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는것.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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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이다, 세상에 어떤 사건을 놓고 어떤 사람들이 얽혔을때 100%의 가해자와 100%의 피해자가 선명히 나뉘어지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를테면 교통사고가 나서 100%의 과실이 인정되는 확률보다 백배는 낮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재미있게도, 알 만한 사람들도, 좀 상식적이라 생각되는 사람들도, 제법 어른이고, 제법 생각좀 한다 하는 사람들까지도 종종 쉽게 빠져버리는 함정이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어떤 일을 놓고, 저 사람은 가해자요 저 사람은 피해자니 가해자를 족쳐야한다라는 괴이쩍은 심판을 내리곤 한다. 거기서 좀 더 파고들어가면, 그건 사실 사람들이 굉장히, 자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나는 이런 부분을 잘못하고 너는 저런 부분을 잘못하고, 이 부분은 내가 이렇게 저렇게 사과하거나, 보상하면 되고 너도 이 부분은 이렇게 저렇게 책임져 주었으면 좋겠고, 뭐 이런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람들은 이런거 굉장히 많이 쓰지 않던가. [잘못했어, 잘못했는데~~~ 어쩌구저쩌구] 이게 뭔말이야. 이게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스스로 잘못도, 실수도 많이 하지만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는 것 하나는 끝내주게 잘한다고 자부하는 터라 이런 몰염치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거의 혐오에 가깝다. [도저히 상종 못할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걸 또 어떤 사람들은 너도 잘못 나도 잘못이니 없던 일로 하자는 거냐 하며 양비론으로 몰고가곤 하는데 그게 아니란 건 잘 알지 않나. 우선, 자신의 잘못을 먼저 돌아보고, 인정하고, 그리고 나서 다른 이들의 잘못에 대해 얘기하자는 것이다. 근데 이게 안되는 사람이 참 많다. 이게 정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 과거를 돌아볼때 정말로 단칼에, 무 자르듯 내친 사람들은 바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내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돌아보면 여전히 유감스러우리만치.
에이, 잘못했어. 그냥 좀 발끈해서 실수했었나봐. 미안해. 나도 뭐, 그렇게 실수란것도 할 수 있지. 안그래? - 딱, 정확히, 이정도만 되었어도 좋았을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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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과거들에 대해서 반성도, 수용도, 용서도, 인정도 모두 마쳤다고 생각했던 것이 너무 자만이었었나보다. 정말로, 평화롭고 즐거운 일상들이 이어지고 있던 최근까지도 내 안에는 단 하나, 단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변했다는것.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이런저런 일들과 사건 사고 속에서 이런저런 부분들이 너무 많이 변해와서, 이제 어떤 식으로든 과거의 그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또 그리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언제든지, 내가 바라고 원하기만 하면, 그 시절의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헌데 그게 아니더라. 어떤 일들로 인해 축적된 경험들과, 변해버린 생각들은 결코 그 일이 없었던 어느 시점으로 원상복귀시켜놓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떠한 과거도 무의미하지 않다. 과거의 어떤 하나의 시점들은 현재의 나를 구성해놓은 눈에 보이지않을 정도로 잘게 쪼개진 퍼즐 조각이다.
또, 그러한 변화들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은연중에 스스로가 불러일으킨 변화들이다. 올해 초, 늦은 밤 K과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참 많은 일들을 겪고 한순간에 세상이 뒤집어지는 듯한 경험을 했다는 말에 K과장님께선 그런 말씀을 하셨다. 어떤 일들도, 우연히 그렇게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그것은 네가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네 안의 어떤 부분들이 바라고 있었던 일들이라고. 어쩐지 망치로 뒤통수를 후려맞은 기분이었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말이다. 그 모든 것을 불러온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선택한건 나 자신이었다. 게다가 허무맹랑하리만치 고집센 스스로로썬, 자신의 선택에 대해 어떤 개입도 원하지 않는 자신으로썬 더더욱 그렇다. 그 모든 변화들을 스스로 불러온 주제에, 이제 와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는건 너무 우스운 일 아닌가.
모든 일들의 시작도 나, 끝도 나였다. 아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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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한 인간이다. 모 아니면 도, 기면 기 아니면 아닌거,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내색은 잘 못해도), 잘못한건 깨끗하게 인정, 잘한건 조금이라도 잘했다 소리를 듣고 싶어서 꼼지락꼼지락, 똥인지 된장인지는 맛봐야 알고, 믿음을 던질땐 100%의 믿음을 던지고, 뒤통수 맞으면 아아 사지가 오그라들게 아프구나 하는. 미칠듯한 스피드로 한곳을 보고 달려갔다가 어라 여기가 아닌가벼 하고서도 다시 다른 방향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갈 수 있는. 어떤 일들, 어떤 사람, 어떤 시간들에 어떤 필요가 있다 싶으면 마침표를 콱 찍고 다음 페이지로. 뭐 나역시도 이런저런, 단순한 한 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른 단면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넓은, 가장 스스로를 잘 말할 수 있는 단면은 바로 저런 것이란 거다. 몇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굉장히 함께 지내기에 편하고 좋은 장점들이 많고, 이해하기 쉬운 인간이라는 것, 스스로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라 믿는 부분이라고나 할까.
어떤 일들에 부딪쳤을때 가장 큰 분노의 방향이 스스로를 향했던 이유는, 지금도 가끔씩은 이가 갈릴 정도로 분하고, 부끄럽고 민망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바로 그, 스스로의 미덕이라고 믿었던 부분들이 전-혀, 아주 오-래동안 전혀 동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각은 깊게, 결단은 빠르게란 기준이 무색하게도 무엇 하나 제대로 결단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심지어 결정을 번복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의심과 혼란의 덫에 갇혀서 옴싹달싹 하지 못한채 찌질 찌질 했었던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게도. 정말 그 순간만큼은 그 단순하고 깔끔하고 모든것이 선명했던 자신의 어떤 사고패턴대로 움직이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게 빚어낸 잔혹극을 앞에 두고, 인생 헛살았구나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원래 사람이란게 그렇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강할수록 그게 부서지고 나면 공황상태에 빠져버리게 되는 법이라는 것이다.
다 알고 있었다. 내 스스로가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근데 그러지 못했다. 욕심을 부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분명한 욕심을 부렸다. 아니, 그 시점에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욕심이었다는 것을. 사실, 그렇게 욕심부린 덕분에 얻은것도 너무나 크다. 하지만 그 욕심덕분에, 참으로 지루하리만치 오랜 기간을 아팠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랬다. 그 모든게, 스스로가 결정한, 스스로가 만들어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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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을, 어떤 경험을 함께 한 사람들에겐 뭐랄까, 이를테면 전우애같은 감정이 있다. 그땐 그랬지 - 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끈끈함 말이다. 이를테면 나는 사회생활 초창기에 이사를 7번 다니며 정말 온갖 희안한 경우를 다 만났던 첫 회사 사람들과 만나면 참으로 즐겁게 그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 시절들과 성공적으로 작별한 이들에게 한해서다. 그때 굉장히 처참하고 처절하고, 뭔가의 피해의식에만 잔득 젖어든채, 여전히 과거에 붙들려있는 이들과 그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덕분에 나는 여전히 다행이라 생각한다.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 시절과 성공적으로 작별하고 있는 사람과, 그 시절과 성공적으로 작별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말이다.
마침표선언은 참 많이도 했지만 그 마침표선언이 무색하게도 어느 날에는 기억의 호수 밑바닥에서 펠프스급의 수영실력으로 수면으로 부상하곤 했던 기억이다. 진정, 네버 엔딩 스토리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너, 그래 바로 너 말이다. 너에게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어쩐지 편안한 기운을 잔뜩 받고 사흘간의 평화를 즐기고 나서, 한가지는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다시는, 언제 다시 꺼내도 유쾌하지만은 않을 그 기억들에 대해서, 단어 하나의 흘림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럴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들도 그러하겠지. 나는 광속으로 그 기억에서 멀어질 것이다. 다시는, 괜히 내가 아끼는 이들의 평온을 괜스레 스스로 자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내겐 여전히 풀어내야할, 어쩌면 평생을 가지고갈 숙제와 세금이 남았지만, 그만큼 내가 얻은것들이 많았기에 그것으로 만족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바램이 있다면, 만약 네가 너라면, 철좀 들어라. 자네 나이도 이제 제법 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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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익후, 언제나 정리글은 기나길다. 뭔놈의 할말이 그리도 많은건지(웃음).
나는 보통 사람이다. 딱히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 블로그를 열었다 닫았다 하며 새 블로그를 쓸때마다 걱정되는 것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혹시라도 진짜 내 수준보다 잘난 어떤 인간으로 보일까봐, 혹은 잘난척하는 어떤 인간으로 보일까봐. 나는 이러저러하는것이 옳지 아니한가? 라는 생각들을 사람과 나누고 싶지만 내가 그러저러한것을 다 이루고 산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러저러하려고 노력중인데, 그러저러하는게 옳지 않습니까? 라는 질문이다. 근데 가끔 걱정된다. 소통이 늘고, 어떤 글들에 달린 어떤 댓글이나, 어떤 이야기들을 들으면 말이다. 그냥, 뭔가 나란 인간을 굉장히 [좋은], 혹은 [남다른] 사람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뭐 쥐새끼와 아이들처럼 오해입니다 허허허허허허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정치 얘기 시사 얘기, 전문적인 얘기, 어려운 얘기, 무서운 얘기 이런것보다 그냥 그런,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궁금하고, 그것들을 살짝살짝 엿보는것이 좋은 인간이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듣는걸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인간이다. 만나고 헤어지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그러는 와중에 어떤, 어느 날엔가는 나도 느꼈을 법한 생각들과 이야기들, 아픔의 흔적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동질감을 느끼고, 내가 그러한 과정들을 겪으며 얻은 어떤 팁들을 공유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삶이란건, 모두가 한편의 드라마다. 모두 자신의 삶 속에서는 주인공이고, 영웅이고, 때때로는 비극의 주연배우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 사람들의 사랑이란게 다 거기서 거기같아 보이지만 그게 또 그 자신들에게는 다 다르다. 남들이 보기엔 불륜 치정극이어도 자신의 입장에선 세기의 로맨스다. 나는 그게 재미있다. 살다보면 비슷비슷해지는 사람들의 삶이란것이, 각자의 생각을, 글을, 말을 통해서 어떻게 형형색색으로 바뀌어 표현되는지가 신기하다. 그 흔한 이야기들 하나하나에도 다 와아 그래요? 라고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키워낸 스스로의 생각들을 아주 조금, 그럴싸하게 다듬어서 글이란 형식을 빌어 꺼내놓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나의 인격이나 성격, 삶이나 생활과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건 말 그대로 나의 일부일 뿐이다. 정말, 지극히 작은 일부.
아아, 그래, 간단히 스스로의 찌질한 단면들을 얘기해보면(뭐 한나절을 떠들어도 모자라겠지만) 대충 이렇다. 술을 좋아하고, 덕분에 과거에 비해서 현격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실수도 많다. 반기에 한번정도 술 취해서 전화기를 잡는다. 술 취하면 사람 미안하게 만든다. 개인주의자인지라 누군가가 내 결정이나 판단, 선택 등에 개입하는 꼴을 못보고, 고집불통이고, 지랄맞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주제에 혼자서 보내야 하는 일정한 시간들에 그러지 못하면 무지하게 스트레스받는다. 스스로가 그어놓은 어떤 [선]을 함부로 넘어서는 이들에겐 필요 이상으로 냉정해지는 경향이 있고, 사람에 대해 미련이 많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스스로의 이런저런 욕망들에 대해서 대단히 뻔뻔해지기도 했다. 구속받는걸 싫어하고, 사람들을 심각하게 잘 의존시키는데 스스로 질 수 있는 무게가 넘어서면 아 죽을것 같아염 이라고 징징대기도 한다. 지랄맞게 감성적인 부분들과 엄청나게 이성적인 부분들이 공존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들고, 찌질계수가 극에 달하면 울기도 잘 울고, 스킨쉽은 엄청 좋아하는데다가 유혹에 약하다. 기세가 오를때 엄청 오버페이스를 하다가 다운되면 이건 뭐 폐인도 아니고(...) 하는 불안정성도 여전히 존재하고, 또 뭐가 있으려나. 아 그래 더위도 엄청 타서 무더위에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땀도 엄청 많이 흘리고 커피를 물처럼 퍼마시는지라 내장기관도 개판이다! 엉덩이에 땀도 많아 뾰루지도 자주 난다!(...이거 쓸까 말까 하다가 10분간 고민했다) 어떤가! 이건 뭐... -┏
근데, 뭐 중요한건, 저모양인데도 과거에야 어쨌든 현재는 난 꽤 스스로를 좋아하고 있다. 낄낄. 그것만큼은 자신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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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의 기세는 하루 종일이라도 떠들 기세로군(...) 이란 생각에 슬슬 정리해본다. 내가 직업을 바꾼다면 아마 블로그를 쓰지 않게 되는 날도 올것이다. 알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포스팅을 하는 시간은 회사에 있는 시간 뿐이다. 작년의 어느 시점부터는 이게 거의 굳어져버렸는데 사실 하루종일 컴퓨터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직업을 가진것도 갑갑한데 퇴근 후 혹은 휴일까지 컴퓨터 잡고 늘어질 시간도 별로 없다. 세상엔 할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지 않은가. 나 바쁜 남자임(...) 뭐 이런건 아니지만 그렇다는 거지. 요샌 뭐 칼퇴근해도 운동하고 어쩌고 하면 하루가 다 가요. 주말엔 사람들 만나고 개인정비하느라 바쁘고. 그러니 정말, 블로그는 내 생활의 일부라는 말이 가장 정확하다. 그리하여, 나는 그 일부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딱 바라는만큼의, 한정된 정도의 비중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랄까.
그리하여, 나는 조금 비중이 커진 이 자리를 마무리하려한다. 아 뭐, 몽창 날리고 종적을 감추고 그런건 이제 할 이유도 없고 하기도 싫으니, 혹시 또 뭐, 지난 포스팅에 썼듯 가을에, 어느 한적한 섬에 혼자 틀어박혀서 좀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러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결정은 [본점 복귀]다. 본점에 복귀해서, 그냥 저냥 흘러가는 일상들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당히 해두고, 생각들과 남겨두고 싶은 글들을 가끔 쓰면서, 가끔 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보러, 이글루에 잠깐 잠깐씩 얼굴을 내비치곤 해야겠다. 어려울 것도 장황할 것도 없다. 그저, 혹시라도 계속 이야기를 읽으러 들러주실 이웃분들이 계시다는 전제하에(...이건 반드시 들러달라는 압박같군) 조금의 불편함을 드릴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해본다.
뭔놈의, 블로그 이사글을 이렇게 장황하게 썼냐며 핀잔 주실 분들도 계실것 같지만(...) 엉엉, 사실 그만큼 또 좀 아쉽기도 하다. 괜한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하고(웃음). 하지만 뭐, 정말로 본점까지, 블로그 삭제 버튼을 누르려고 손가락을 파들대다가 멈췄으니, 그정도로 괜찮겠지 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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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그동안 요 공간을 찾아주셨던 이웃분들을 위해, 시건방지지만 아주 작은, 간단한 팁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이야기 하나만 남겨놓고 가야겠다. 이 이야기는 계속 계속 더 다듬어서, 어디에든간에 자주 언급하게 되겠지만.
행복의 키워드 말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행복이 따로 있고,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발견하게 될 행복들이 각자 다르지만, 그래도 비교적 많은 순간 행복해지려면 이게 필요하다.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자신이 지금 뭘 하는지, 뭘 원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진짜로 바라는게 무언지,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요건 요래서, 그건 그래서, 이런 저런 제약사항같은것을 다 떠나서, 정말로 순수하게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거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환경과, 타인의 시선과,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인해 자신이 진짜로 바라는게 뭣인지에 대해, 스스로도 속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이 사회와 같이, 때때로 무자비한 타인의 간섭이나 쏟아지는 편견앞에 직면해야 하는 경우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행복한 사람들 찾기가 쉽지가 않다. 가끔은 별로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나 행복해]하고 세뇌를 거는 경우까지 있다. 진짜 그렇다.
모든것을 다 떠나서 생각해보시라. 정말, 진심으로, 내가 정말 원하고 바라는건 무엇인지. 그걸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굉장히 급하게, 이것만큼은 채워졌으면 하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바라고 있긴 한데 우선은 좀 다른 것부터, 요것 먼저 채워야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1과 2와 3을 바라는데 1은 아주 절실하진 않은데 약간의 수고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하면 1을 우선 채우고 가는 것도 좋다. 어쨌든 중요한건, 그렇게, 내 속에 있는, 그 바램들을 전부다 꺼내서 다 주루룩 늘어놓고, 그것들에 대해 하나씩 가중치, 우선순위를 매겨가며 지금 가능한것, 불가능한것, 얻을 수 있는것, 없는것, 해야 하는것, 하고 싶은 것, 기타 등등들에 대해서 쭈욱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가장 우선으로 떠오른 것을 하러 가시라. 몇 차례는 실패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이걸 먼저 했더니, 어이쿠야 파급효과가 너무 크고, 그로 인해 물어야 하는 세금이 클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삶은 또 흘러간다. 아무것도 큰일나지 않는다. 그저 그러면서, 스스로 행복해지려면-에 대해 질문해보는 것이 익숙해져가는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그건 결국, 스스로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다.
더 장황해지면 아예 읽어주실 분들도 없을 것 같아서 마무리해야지(웃음). 전력을 다해서 행복해지세요. 사랑하고 사랑받으세요. 그건, 너무도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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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 여긴 이웃분들 방문용으로 남겨놓지만, 이곳에 더 이상의 포스팅은 없습니다. 가끔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궁금해지시는 분들은, 본점에서 뵐께요!
# by | 2008/08/18 12:35 | Think | 트랙백 | 덧글(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