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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간하면 떡밥은 보지도 물지도 말자 - 는 주의지만 간만에 한번 물어보게 되었다. 퀘퀘묵은 떡밥이 또 새 물에 새 떡밥처럼 싱싱하게 변해있는 것을 보는 것도 참 씁쓸한 일이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나는 [쓴소리] 란 이름을 달고 20대를 까는 글들을 볼때마다 참 불편하다. 그것은 이를테면 이런 느낌이다. 형제쯤 되는 두 사람이, 어딘가 고된 여행을 다녀오고나 녹초가 될 만한 공동의 노동을 하고 난 이후에 널브러져 있는데, 형님이 동생 옆구리를 발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야 밥좀 해라 - 하는 모습을 보는 기분. 그렇다. 어쨌든 너도 나도 지쳤다. 내가 더 지쳤을지 네가 더 지쳤을지는 모르는 것인데, 그냥 나이 어리다는 이유로 아 좀 이런거저런거 좀 해라, 내가 니때는 - 이런 얘길 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아 나도 지쳤어요 라고 행여 투덜거리기라도 하면 어린놈이 눈 부릅뜬다고 크리 작렬. 이쯤 되면 어쩌라고 - 하는 심정이 드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의 20대들이 가진 문제가,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뭐 지금의 20대가 그렇게 되어버린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무수한 사람들이 더 나은 글들로 이야기했고 충분히 설명된 부분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88만원 세대만 읽어봐도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니 말이다. 그래, 문제는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는 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나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것이다. 아 그래 알았어, 그래 걔네 문제 있어, 우리도 문제가 있었고, 우리 윗 세대도 문제가 있었지만, 걔네들은 또 그 문제들과 다른 희안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어. 좋다 이거야. 그럼, 그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거다. 그래 386 좋다. 그대들이 항상 거리를 뛰어다니며, 구호를 외치며, 선배들의 열띤 웅변들을 들으며 세상을 바꾸어보겠다고 불끈불끈하고 있을때 항상 듣던 얘기가 있지 않던가? 대안 없는 비판은 비난이다라는 이야기. 문제는 명확하다. 그럼 대안이 뭐야. 여기에서 그런, 20대를 까는 글들 대부분이 대안을 찾기 위해 푸는 문제를, 객관식으로 보자면 이렇다. Q. 20대 꼬꼬마들이 영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에 관심도 없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아연. 어쩔까연? 1. 20대를 깐다. 2. 20대를 깐다. 3. 20대를 깐다. 4. 일본을 공격한다. 웃자고 한 얘기다. 딱히 나 또한 그 무한 까의 뫼비우스의 띠 위에 올라앉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한켠으로는 386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본격 삼십대 돌입한 삼촌블로거로써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없지 않게 있고, 가끔은 나도 울컥한 마음에 그런 얘기들을 하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꼬꼬마들 근성이 부족하다!!!!!!!!!!!!!(...) 그래 뭐 젊잖아, 어리잖아, 조금 더 기운을 내 봐! 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을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렇게, [애정 어린 충고]라는 타이틀을 달고 20대를 시원시원하게 까는 글은, 100개가 쓰여지든 1000개가 쓰여지든 완전히 역효과다. 적어도 현재 상황 하에서는 그렇다. 왜냐고 묻는다면 앞서 말한 이야기를 되풀이하겠다. 20대는 지쳤다. 녹초가 되었다. 솔까말 떡실신 세대다. 그네들에게 지금 필요한것은 날카로운 비판과 호된 충고들이 아니라 위로다. 등을 보고, 아, 저 사람만 보고 따라가면 될 것 같아, 어쩐지 든든해 - 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선배다. 사회가 그네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솔직히 옛날 타령 하는거, 나는 요즘 20대들을 보면 좀 부끄럽더라. 일전에 포스팅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내 졸업학점은 3.1점이었다. 졸업할때 토익점수는 아예 없었다. 뭐 그 덕분에 처음부터 무난한 사회생활을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밥은 빌어먹고 산다. 내 선배들? 더했다. 시험 전날에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려고 자리잡고 있으면 선배들이 술먹자고 꼬셔내곤 했었다(오해하지 말길. 난 그 선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으니까) 그분들 다, 적당히 자리 잡고 다 그럭저럭 먹고 사신다. 지금 애들? 비교 자체가 안된다. 물론 그 비교라는게, 단순히 그 사회에서 개지랄하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것과 비교된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그 스펙 갖춰야 산다고 나발댄건, 그런 구조를 만들어놓은건 솔직히 윗 세대 아닌가? 등록금 문제, 심각하다. 졸업하자마자 빚쟁이로 시작한다. 완전히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대로 살자니, 죽도록 경쟁해서 널 까지 않으면 내가 죽으리 이런식이 되고, 테두리 안에서 갑자기 뛰쳐나가기엔 모든것이 두렵고. 죽을똥 살똥 스펙 맞춰놨더니 왠 쥐새끼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 말아먹는 통에 미안, 그정도론 부족하겠어 - 이따위 말이나 하고. 거품 물고 쓰러져도 좋을 세대 아닌가? 시대가 완전히 바뀌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데 언제까지, 그래도 니들이 좀 - 이런식의 이야기가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건가. 백날 그렇게 얘기해봐야, 자꾸 반감만 더 생기게 마련이다. 20대 중에서도 싹수 있는 애들은 알아먹는다고 생각하겠지. 아니다. 까는 걸로 정신차리는 애들이면, 그네들은 이미 정신 차린 애들이다. 그건 단지 또 다른 분쟁 조성이다. 20대중에 생각 좀 박힌 놈 VS 20대중에 아무생각 없는 애들. 세포단위로 분화되어가며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다보면, 결국 그 경쟁구도속에서 웃는것은 우리가 마땅히 분노의 화살을 돌려야할 집단들이다. 이 간단한 논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뭐 더는 할 말이 없지만. 시사떡밥을 물기에, 아는것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나보다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더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평소에는 주저 주저 한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모르더라도 그건 안다. 녹초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떡실신이 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백날 쓴소립네 하면서 정신 안차려 생퀴들아 해도 말을 들을리가 없단거다. 차라리 현실에서, 진짜 몽둥이 들고, 야 이 꼬꼬마들아 세상이 그리 만만한줄아냐? 이러면서 몽둥이 찜질을 하면 모를까. 괜스레 둥둥 떠다니는 인터넷상의 글조각을 본대봤자, 괜히 짜증만 나고, 아 귀찮아 샹, 뭘 잘났다고 자꾸 까대는거야. 이런 생각만 들게 마련이다. 100이면 99는 그럴거다. 그러니까 그만 좀 까자는 얘기다. 까봤자 소용이 없는데, 왜 자꾸 까냐 그얘기다. 그럼 대안은? 대안은 가장 원칙적이고, 기본적인 것이다. 까면서 정신차려 정신차려 하는게 아니라, 옳지 못한 일들을 꾸준히 옳지 못한 일이라 알리고, 열린 자세로 생각을 듣고, 마땅히 해봄직한 생각들을 던져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나의 이야기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더 믿음직한,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너무 느리다고? 그렇게 해서 언제 뭐가 바뀌겠냐고? 글쎄, 그저 나의 믿음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세상은, 나빠지는건 순식간이지만, 절대로 한순간에 확 좋아지진 않는다. 세상을 좋게, 밝게, 바람직하게 만드는 변화들은 언제나 더디고, 굉장히 비효율에 가까운 많은 노력들을 필요로한다. 그렇다해도, 그것이 언젠간 반드시 유효하리란 믿음을 갖는 것. 나의 대안은 그것이다. 적어도 까는 아니다. 누누히 하는 말이지만, 까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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