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 걱정된다
처음 티맥스를 알게된건 2006년의 겨울이었다. 종종 추억담에 등장하곤 하는, 강원도 프로젝트를 할 때였다. 제안서에 제안된 S/W제품중에 제우스가 있었더랬고, 그로 인해 그 산골짜기로 지원나온 엔지니어 K씨를 만났던것이, 내가 티맥스를 알게된 처음이었다는 것이랄까. 그리고 놀랍도록 성실하고 놀랍도록 실력있고 놀랍도록 성격까지 좋았던 K씨덕분에 티맥스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완전 호감이었다. 그리고 그 첫인상이 지금까지도 쭈욱 이어졌더라는것. 팀내 이런저런 프로젝트 때문이기도 하고, 협업관계도 협업관계고 해서 이래저래 접할 기회는 그 이후로도 제법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인데, 그 좋았던 첫인상이 별로 망가지지 않은걸로 보아 그때그때, 그리 큰 트러블같은것은 없는 상태로 쭉 이어져왔구나 하는 생각이.

어떤 부분에서는 지금 우리 회사, 우리 팀에서 하고 있는 일들과 경쟁관계이기도 하고 해서, 그 고속 성장을 바라보고 있는 마음이 편치는 않았음에도 나름 인정은 하고 있었더라는 것이다. 기술력이며 뭣이며, 나름 참 건실한 회사로세 하는 생각을. 근데 운영체제 만든다고 할때 좀 걱정은 되더라. 그게 그렇게 만만하게 보고 질러버릴 만한 일이 아닐텐데 하는 생각도 좀 들거니와, 사실 외부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입장에서라도 뭔가 너무 급하게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걱정은 누구라도 해볼 수 있음직 했으니까. 저번에 한참 시끄러웠던, 티맥스 윈도 관련 이슈가 나왔을적에도 내심 세심하게 관련 소식들을 찾아보면서 이거 이거 이러다가 멀쩡한 기업 피박살 나는거 아냐(...) 하는 걱정을 하긴 했는데, 뭐랄까, 올것이 왔다는 느낌의 구조조정설. 하 참. 이거야 원.

이게 게다가 아직까지는 루머에 불과한 얘기지만, 신입사원 채용해놓고 임기 1년 안된 신입사원들 위주로 위로금 한 돈 일이백 줄테니 나가다오(...)라는 식의 권고사직이 이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면 이건 엄청 심각한 문제다. 좀 더 리얼하게 말하면, 사기다 사기. 급여 체불이 되고 있다는 얘기도 도는데, 와, 이거 진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이쯤되면 돌아오기 어려운 강을 건넜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졸지에 날벼락맞은 엔지니어들은 어쩌냐. 아니 그러니까, 누가 봐도 무리수였다니까. 개발자 개처럼 구른다는 얘기 나올때부터 그... 그건 엄청 오버하고 있다는, 엄청 무리중이라는 얘기잖아(...) 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와 정말. 권불십년이고 화무십일홍일세. 그나저나 설마 진짜 그냥 넘어지려나. 한 2006, 2007년 쯔음부터 공공쪽 프로젝트들에선 국산 쓰라고 엄청 밀어준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대박급 사건 터지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아마 잘은 몰라도, 이대로 가다가 티맥스 윈도 접히고 드러누우면, 그야말로 대한민국 IT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할만한 사건으로 기록될듯. 어휴.

그게 참 그렇다. 내가 사회생활을 좀 험하게(?) 시작해서 그런지. 사회 나와서 처음 다니던 회사에서 월급도 한참을 밀리면서도 눈물젖은 빵을 먹으며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못버티고 연말에 그만두겠소 하고 나오던 기억이 다 나네 그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그것도 선배는 아직 버티고 있는데 혼자 살겠다고 나가는게 그와중에도 미안스러워서 어디 갈데 알아보지도 않고, 일단 정리하고 보능겨 하면서 무모하기 짝이없게 나와서,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부터 우왕ㅋ백ㅋ수ㅋ 이런 암울함을 겪었던 기억이 나면서 어쩐지 마음이 또 짜하다. 이제 겨울인데 난데없이 봉변당하고 회사 나오게된 분들은 또 어쩌냐. 요즘 IT 경기도 아직 별로 안좋은데. 흐미.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은, 새로 좋은 기회 만나시길. 그리고 왠만하면 좀 어떻게, 좀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길 바래본다. 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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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듭 | 2009/11/05 16:57 | 매듭 뎐 | 트랙백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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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1/05 17: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4
헐퀴... 여기 덧글들 보니까 정말 분위기가 심각하긴 한가봅니다. 정말 큰일인걸요. 아는 동생분 잘 풀리시길 바래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11/05 17:23
...직원들이 불쌍해지는 순간이군요. 진짜 저거 루머였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4
근데 점점 루머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Commented at 2009/11/05 18: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5
이래저래 프로젝트하며 알게 된 분들께 전화라도 넣어보려다가, 외려 뒤숭숭하실것같아 그냥 접어두었답니다. 그냥 저냥 스쳐가며 듣는 얘기들이 이정도라면 실상은 더 심각할것같네요. 흐미, 참 이래저래 아쉬운 일입니다.
Commented at 2009/11/05 19: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6
나도 눈깜짝할 사이에 이렇게까지 올줄은 몰랐어요. 이래저래 썰이 돌긴 했지만 한때 너무 기세가 좋았던지라 에이 설마 - 하고 있었고.

뭐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결국 피보는건 죽도록 일만하고 내쳐지는 직원들이니까. 아휴, 어떻게든 잘 풀리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Commented at 2009/11/05 20: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7
헉.. -_-; 정말 일어나고 있는거군요. 헐퀴.
친구분 좋은 기회 얻으실거에요 ;ㅅ;
Commented by zerodot at 2009/11/05 22:25
저도 들은 이야기로 일부는 사실이예요. 아무래도 저도 거기 다니는 친구가 있어서 그런가 엄청 걱정됩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7
저도 이래저래 주워 들은 얘기로 어느정도는 알겠는데, 내부사정은 얼마나 될지 참 걱정이네요.
Commented by 이코진 at 2009/11/05 23:20
저도 IT업계에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저 회사는 일은 겁나 빡세게 시키고 돈은 매우 조금 주는 회사로 알고 있어요.

물론 다니면 기술력 업그레이드 하나는 잘 된다고 하는데 그만큼 여러가지 일을 무리하게 시키기 때문이지요^^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8
업무강도가 높다는 얘긴 들었습니다. 특히나 연구소쪽은 엄청 심하다고. 사실 그렇게 무리를 강요하는게 문제가 되지 않을리가 없는데 말입니다(한숨)
Commented by hermeth at 2009/11/05 23:22
친구가 현재 증권쪽에서 일하고 있는데, 티멕스에서 주식값을 일시에 올리려 했던 작전이었단 이야기가 있네요.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09:59
-_-;; 루머이기만을 바랍니다. 티맥스 회장님에 대해서도 처음에 들었을적엔 괜찮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렸는데 말이에요.
Commented at 2009/11/06 00: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6 10:00
아휴, 오늘 출근하셔서 피곤하신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들려주셔서, 글 읽어주셔서 반갑구요.
만약 같은 회사라면 오며가며 뵌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세상 참 좁지요?(웃음) 금요일인데, 좋은 주말 되시길 바래요 :)
Commented by 타랴 at 2009/11/06 10:42
남친이 4달전까지 여기 다녔었죠. 임금도 계속 제날짜에 안나오고, 밀려서 나왔고, 저번달 것은 체불이라네요. 1달치 위로금도 주식으로 준다고 했다네요;;;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7 17:52
위로금을 주식으로 -,.- 쿨럭. 이건 뭐..
Commented by Eli at 2009/11/06 12:47
(정확한 관계는 밝힐 수 없지만;) 친지의 친지가 S모 대기업을 다니다가 옮겼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IT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도 이름은 알았던 티맥스였는데;; 꼭 티맥스가 아니더라도 500명 이상의 정리해고, 심지어 입사한지 채 1년도 안 된 사람도 정리해고 대상이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라고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소리니 말입니다 = _=;;

일 관련해서 아시는 분이 모 외국계 기업 이사였는데 얼마전에 정리해고로 쓸쓸하게 되신 걸 본지도 얼마 안 된 상태에서 그런 기사를 보니까 참... 그렇더라구요.

일요일날 출근해야한다고 징징댔더니 "그래도 너 필요하니까 나오라고 하는 걸 감사히 생각하렴. 안 찾으면 얼마나 서러운 줄 아냐."라고 하는 마망의 말씀이 심금을 울리는 요즘입니다;;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7 17:53
참 세상이 힘든 세상이네요. 망할놈의 세상 코로 소주를 뿜어주마가 절로 나오는 세상이랄까 -_-;
Commented by 카멜레온 at 2009/11/06 23:49
하아... 저도 개발자고 주변에 그쪽과 관계 있는 사람들이 꽤 되는데 걱정입니다.
소문이 소문이 아닌 게 많은 듯해서... T.T
아무쪼록 되도록 곱게 마무리되었으면...
Commented by 매듭 at 2009/11/07 17:53
아휴, 그러니까 말이에요. 이미 많이 커져버린 일 같지만, 최대한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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