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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경 破鏡 1 깨어진 거울. -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한번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만나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따져봤을때 많지가 않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관계 속에서 충분히, 이런저런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알면서도 단지 이별이 두려워서, 혼자 되는것이 두려워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엔 많은 경우 그런저런 최초 이별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들로 인해서 결국 다시 헤어지게 된다. 또는 이별을 경험할적에 받았던 충격, 말 그대로 깨어졌던 거울에 남은 흔적이 관계를 지속시키는데 더 큰 지장을 주기도 한다. 한번 이별하고 두번 세번 이별하면서 그 간격이 짧아지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지 않던가. 이런저런 직간접 경험을 통해 내가 얻은 결론이 그런건 참 쉽지가 않다는 결론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그래도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요, 다시 만나볼래요, 더 잘 할 수 있을거에요, 괜찮을까요? 라고 물어오는 이들에게 쉽게 그럼 다시 만나봐요, 잘해봐요 하는 얘기를 해주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단 말로는 그냥 뭐 사랑은 마음이 후련해질때까지 해야지요, 굳이 권하고 싶진 않지만 스스로가 원한다면 그리해야지요 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래도 역시 권해주고 싶진 않은데 하며 머리를 긁적이게 된다는 것이랄까. 게다가 또,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더, 그렇게 좀 만류하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어리지 않나, 젊지 않나, 앞으로 어떤 사람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르지 않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 않나. 지금껏 만나며 해결하지 못한 그 무수한 문제들과, 이별의 후폭풍으로 인해 얻은 상처, 그런것들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관계를 유지해나가기엔 너무 잃는것이 많지 않은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근질근질해진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 사람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아요, 다시 만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라고 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다해 조언을 해주자면. 우선은 좀 간격을 두라고 말하고 싶다. 뭐 매일같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얼굴 부딪치는 경우야 어쩔 수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연락을 끊고, 혼자 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외롭고 힘들고 아프고 괴로워도, 우선은 최대한 냉정하게, 상대와 상황을 객관화시켜서 바라봐야 한다. 무엇때문에 헤어지게 된걸까, 다시 만나게 된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까, 그런 문제들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이 가능할것인가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 이것은 이것, 저것은 저것 하면서 스스로의 입장과 생각을 정리하는게 우선이다. 그리고 그 간격을 통해서 상대를 향한 절실함의 정도도 알아볼 수 있다. 헤어지면 금새라도 죽을것같은데 의외로 멀쩡해서 당황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가 내게 있어 어느 정도의 크기인가, 어느 정도의 비중인가, 내가 얼마나 상대를 원하는가, 상대는 또 얼마나 나를 원하는가에 대해서 최대한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랄까. 뭐 딱 정해진 시간같은거야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백일정도는 좀 그렇게 혼자서 이래저래 상처받은 마음도 좀 추스르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보는게 어떨까 생각을 해보는 편이다. 그 시기에는 사실 굳이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하는걸 권장해주고 싶진 않은데(얼마전 말했듯,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주워먹게 될 확률이 높...;) 스스로 마음의 여유가 된다면 다른 이성들을 만나보는것도 나쁘진 않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보며 그래도 그 사람만한 사람이 없다 하는 결론을 내리게 될 수도 있는 것이고, 혹은 반대로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하게 될 수도 있는 법이니까. 중요한건 그냥 외롭고 쓸쓸한 마음에 무턱대고 - 는 좋지 않다는 것이지, 무슨 심산유곡에서 백일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도를 닦으란 얘기가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안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게 얼마나 힘든지도, 헤어지고 나서 좀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추스르고 그래야 한다는 것도, 상대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 머리의 열기를 식힌 상태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는건 뭐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노릇이라 그렇다. 두려워서 그렇다.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간격을 벌이고 나면 그대로 남이 되어, 타인이 되어 멀어지게 될까봐. 놓지도 못하고 잡지도 못하고, 그렇게 서로 괴로워하면서 서로 상처를 키우고, 그렇게 되는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그렇게 어쨌든 벌어진 이별이, 그대로 굳어져버리게 될까 두려워 성급하게 다시 손을 잡게되고, 문제를 그대로 남겨둔채 그냥 대충 덮어두고 다시 만나게 되고, 그것이 좋지 못한 결과로 돌아오게 되면 더 큰 상처만 남긴채 멀어지게 되는것이고. 그런 사람들에겐 그저, 이런 말을 전해주고 싶다. 조금은 무책임하게 들릴 지도 모르는 말이지만.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말을 말이다.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서 원래보다 더 나은 관계로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만날 사람들은 결국 만나게 되는구나 - 하는 느낌을 전해주는 사람들이다. 무슨 장애가 있건, 이별을 몇 번을 하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우연들이 얽히고 섥히고, 뭔가 둘만의 그런 끈끈함들이, 자신들도 모르는데 끈적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아무리 멀어져봐야 결국 제자리를 바라보게 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인연이란게 그렇게 무섭다. 세상에 사람 마음대로 안되는것중에 인연만큼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없다. 어거지로 맺으려 해도 되는게 아니고, 어거지로 잘라내려 해도 잘라지는게 아니더라. 만약 그와 당신이 정말, 운명의 빨간실로 엮인 연인이라면, 십수년을 이별하여 타인처럼 살다가도 다시 만나게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연이라는 거. 그런 믿음이 있어야 다시 만나건 뭘 하건간에 그 이후, 나중, 다음을 더 기대하고 내다볼 수 있다는 거. 그런 얘기를 말이다. 인연은 사람이 만들어가는 거라서 인연이라 부른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며 호기를 부리던 때가 있었다. 그런 것만은 아니더라. 사람이 반, 하늘이 반. 그런 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살짝 응원의 말을 전해보고자 쓴 글이다. 하늘이, 바람이, 그대가 부는 방향으로 불어주기를. 깨어졌던 거울이, 그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찰싹찰싹 달라붙어버리는 그런 기적을 보여주기를. 그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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